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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이야기

글쓰기가 이제 어려워진 이유

by Mulder5 2023.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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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려서부터 글쓰기는 부담감이 없었다. 아주 잘 쓴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 생각을 잘 표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네이버 블로그에 일기처럼 그 날의 일들을 쓰기도 했고, 공부했던 내용들을 적어 보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 글을 쓸 수가 없다. 오늘 그 원인이 될만한 것들을 몇 가지 찾았다.

초등학생때 일기장을 지금 본다면 당연히 어릴적 "추억"이 떠오르며 '그땐 그랬지...' 라며, 생각에 잠길 것이다. 설령 그것이 이불킥 추억이든, 신나는 추억이든, 그리운 추억이든...

그런데 싸이월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역사적 흐름들을 생각해보자면 이런 소셜네트워크에 쓴 글들을 보며 추억에 잠기기는 쉽지 않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겠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 이러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서 주고 받았던, 훗날 누가 볼까봐 다 지워버렸던 옛 여자친구와의 사진들이나 주고 받았던 댓글 같은 것들 말이다. 달달한 사랑 이야기 일 수도 있고, 세상 무너지는 이별의 이야기 일 수도 있겠고, 영원한 상처로 남는 마음 아픈 글일 수도 잇겠다. 이러한 그 날의 배설물들은 그저 한벅 쓰고 며칠 후 삭제하고 싶은 그런 글 일 뿐이다. 즉, 글쓰기가 배설이라고 느껴지는 순간 더이상 어떤 것도 쓸 수가 없게 된다. 

직장에서 후배들에게 프로그래밍 이후의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할때 마다 이런말을 하곤 한다.

"글은 글쓴이가 퇴사해도 계속 남을 수 있으니 정성껏 써라." 

이 말도 거꾸로 내가 글쓰기를 주저하는 이유가 되어버렸다. 한번 쓴 글이 나를 증명한다. 한낫 배셜물로 나를 표현하고 싶지 않다. 기왕 쓰는 글이라면 누가 봐도 아름답고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 하지만 요즘의 나의 내면이 그렇게 아름답고 해피하지는 않다. 가끔 내가 몇 살인지도 햇갈려 하는 나... 이젠 정말 찌들었다고 해야하나? 나이를 먹는게 이런건가?

나도 멋있는 글,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 하지만 요즘 멋있는 생각, 도움이 되는 생각보다는 기분이 좀 더럽다. 지금쓰는 이 글도 기분이 더러워서 쓰는 그런 배설물인지 모른다. 그만 써야겠다. ㅜㅜ

디아블로4를 샀는데 도저히 플레이를 할 수 없다. 컴퓨터를 새로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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