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 이야기

쿠팡플렉스 새벽 배송 체험기

by Mulder5 2023. 1. 25.
반응형

N잡, 시대 흐름과 나

요즘 본업 이외에 두번째 직업을 갖는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N잡의 흐름이 자아 실현을 위한 과정이라고 본다면 참 아름다운 이야기 일 수 있겠지만, 물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위기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이 시대의 가장들에게는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다. 결국 내 이야기이다.

왜 쿠팡인가?

코로나 시대를 지나오며 생필품 구매를 쿠팡으로 하다보니 자연스래 쿠팡 배송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한동안 유투브 상에서도 프로모션 효과로 적당히 좋은 아르바이트로 소개 되었지만, 요즘은 지난날의 화끈한 프로모션은 거의 없다고 들었다. 그래도 내가 원하는 날 원하는 만큼 일을 하여 소득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도전해봤다.

시작부터 삐걱삐걱

내가 처음으로 도전한 것은 1월 14일 새벽배송. 즉 1월 14일 아침 3시 30분부터 7시까지 배송을 해보는 것이다. 1월 13일 밤에 조금 일찍 자려고 누웠지만 좀 긴장이 되어서 잠을 잘 못잤다. 두시 반쯤 일어나서 옷을 입고 용인2 캠프에 갔다. 

캠프에 도착하자마자 좌충우돌. 어디로 가야하는 건지 조차 몰라서 캠프 밖에서 전화로 질문을 했다. 헬퍼는 친절하게 응대 해줬지만, 800번대로 오라는데 800번? 그게 뭔데? 자판기 있는 곳으로 오라는데, 자판기? 그게 어디있는데? 뜀걸음으로 거대한 창고같은 캠프를 한바퀴 돌고나서야 자판기의 위치와 숫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헬퍼님을 자판기 앞에서 만나서 앱으로 입차 버튼을 누르고 QR코드를 찍었다. 이래저래 해매다가 정상적인 업무시간 보다 늦어버려서 그런지 할당된 배송 리스트가  금방 조회 되었다. 

첫 배송이어서 그런지 배송 건수는 그다지 많지 않은 듯 하다는 헬퍼님의 말. 나에겐 이것도 충분히 많아 보이는데? 배송 물건마다 있는 바코드를 앱으로 스캔하여 배송 물건을 등록하고, 내 차에 짐을 실었다. 기본적인 짐을 싣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가 있어서 그대로 따라했다. 나중에 배송되는 순서대로 정리하여 실어야 되는 위치를 알려준다. 

배송 시작

짐을 모두 싣고 앱에서 표시해주는 지도를 보니 집 근처 아파트 단지 두개를 돌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배송 초보라서 쉬운 코스를 배정해준 것이 아닐까? 배송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1. 정해진 아파트 동/호수를 찾아간다.
  2. 앱에 나오는 보안문 비번 정보를 보고 보안문을 열고 들어 간다.
  3. 정해진 위치에 물건을 놓고 배송 완료 증명을 위한 사진을 찍고 배송 완료
  4. 프래시백 회수 업무가 있는 경우가 있다. 프래시백 회수 바코드를 찍으면 회수 완료 처리가 된다. (캠프 반납)

3시반쯤 배송을 시작해서 아파트 두곳을 돌아보니 6시쯤 되었다. 게임으로 치면 RPG의 퀘스트를 해나가는 느낌이랄까? 은근히 성취감이 있는 재미있는 일이라고 느꼈지만, 나중에 생각이 바뀌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이야기하겠다.

다만 차에 있는 짐들을 한번에 빠르게 찾아 낼 수 있다면, 그리고 한번 간곳을 또 가게되는 실수만 없다면 조금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을 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2시반쯤 부터 일어나서 6시쯤까지 일한 결과물이다. 24,900원. 주유비까지 생각하면 대단히 비효울적인 아르바이트이다. 여기에 프로모션만 좀 붙어준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는 그런 프로모션이 붙는 경우가 없는듯하다.

 

쿠팡 플렉스의 장단점을 정리해보면...

  • 장점
    1.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 할 수 있다. 
    2. 자격조건이랄게 없어서 누구나 할 수 있다. (자동차는 필요하다.)
    3. 묘한 성취감이 있다.
  • 단점
    1. 무엇보다 투자 시간대비 소득이 비효율적이다.
      (업무 효율을 올리고, 배송 개수를 늘릴 수 있다면 해결 가능 할지도?)
    2. 배송 지역을 고를 수 없고, 계속 바뀐다.
      (배송 지역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지 않는다.)
    3. 사고에 대한 위험
      (쿠팡에서는 배송중 사고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 심지어 내 자동차보험도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보상해주지 않는다. 사고나면 곧바로 손해다.)
    4. 날씨를 극복해야 한다.
      (배송보다 어려운게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름엔 더위, 겨울엔 추위, 비올때는 비와 싸워야 한다.)

쓰다보니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 그래도 한달 정도 이 일을 지속해볼 생각이다. 그 후에 단점이 더 채워질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늘 해오던 일이 아닌 일에 대해서도 경험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이 일을 바탕으로 다른 일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대단히 운명적이고도 막연한 기대감이 있다.

대출 금리가 대출 계약을 했을때와 비교해서 이제 두배가 되었다. 과연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나갈 수 있을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