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 퇴사를 이후로 띵소프트를 거쳐 넥슨 코리아에 재직한 지 이제 1년이 다되어갑니다. 지금은 게임 프로그래밍이 아닌 Java를 주언어로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지만 근 10년간 게임 프로그래머로 일을 해왔었습니다. 넥슨 코리아로 전환배치가 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언어로 프로그래밍을 하게 되었는데, 이 일을 약 1년간 해오며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나는 충분한 역량을 갖춘 프로그래머인가?' 에 대한 의문에 이어서 점점 약해지는 자존감 때문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일이니까, 학습이 필요하니까, 스스로에 대한 핑계거리를 찾으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만, 이제는 스스로에게 냉정해질 필요가 있고, 충분한 비판, 반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프로그래머일을 시작하면서 이 일을 평생동안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어떻게든 되겠지 무작정 덮어뒀던 생각들이 이제는 현실로 다가옴을 느낍니다. 내 역량의 한계를 이제는 냉정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선택을 했을까? 일단 나는 오직 한길만 가겠다라는 고집을 부렸습니다. 대학생 시절, 공대생으로서 영어공부보다는 기술 학습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집중한 결과 목표한 곳에 가까스로 다다를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업을 하면서도 영어가 필요한 상황이 점점 더 많아졌고, 급기야 어찌어찌 미국 회사에 입사 하게까지 해서 생존을 위한 영어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때 기술 영업이라는 것도 경험해보게 되었는데, 나는 오직 한길만 가야한다는 집착 때문에 퇴사를 결정했고, 다시 프로그래머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지금끼지도 프로그래머로 일을 계속 하고 있지만 이제는 정말 어려움을 느낍니다. 신입과 차이점을 만들지 못하는 지금의 문제라면 그만 둬야하는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일을 평생동안 하고 싶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늘 다음의 인생을 준비 해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물론 요즘의 20대분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잘 준비하고 계시겠지만요.
지금 살고 있는 이 무한 경쟁 사회에서 도태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우리 중 누군가는 도태되는 이가 분병히 있습니다. 자의에 의한 업종 전환은 둘째 치고, 타의에 의해서 일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럴때 누가 나를 도와줄까요? 도태되지 않도록 도울 사람도 나고 도태 된 나를 나를 도울 사람도 나입니다. 그저 먼 미래의 일이라고 방치해두면 안됩니다.
어떤 길을 가든 선택은 스스로 해야 하겠습니다.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는 인생, 스스로 후회없는 길을 가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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